09/23/2022
Days In Japan.
가까운 나라이면서도 꽤나 긴 시간 막혀 왔던 일본 여행의 길이 열린다는 소식입니다. 코로나 때문이었던 것도 있지만 최근까지도 관광 상품을 통해서 비자를 받아야만 여행할 수 있었는데 10월11일부터 다시 예전처럼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게 된다는 것 같습니다. 아마 올 겨울쯤이면 일본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상당히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88개국을 사진으로 담아오면서 제가 2번 이상 여행한 국가는 손에 꼽는데요. 일본은 그 중 하나입니다. 물론 한국과 가까운 위치, 그로 인해 낮은 여행 비용이 크게 작용하기는 했습니다. 일본이 유럽 정도의 거리에 있었다면 아마 일부러 여러번 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지리적 특성으로 한국인들의 인기 여행지로 오랫동안 자리했던 일본. 그래서 한국에는 일본 전문가도 많고 십수번 여행한 분들을 찾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저는 2006년 크리스마스 때 처음 도쿄에 갔습니다. 아직도 기억하는건 뉴욕에 살던 시절 한국으로 귀국하면서 레이오버로 들렸기 때문입니다. 요즘처럼 스마트폰도 없던 시대에 일본어 한마디도 못하면서 홀로 비오는 도쿄 거리를 방황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꽤나 처량한 크리스마스였는데요. 위의 첫번째 사진을 그때 찍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첫 만남입니다.
이후 한참을 일본에 갈 일이 없었다가 2009년, 2015년에 한번씩, 그리고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매년 들렀습니다. 마지막으로 간 것이 2019년이었네요. 도쿄와 교토, 그리고 후쿠오카와 규슈 지방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정작 제가 가장 가고싶은 지역은 오키나와와 훗카이도인데 그간 기회가 닿지 않았습니다. 언젠가는 적어도 저 두 지역은 꼭 사진으로 담아보고 싶습니다.
일본 여행에 대해 부정적인 분들도 있습니다. 대부분 청산되지 않은 우리와의 과거사 문제, 그리고 일본 정부의 태도에서 비롯된 감정이지요. 저는 일본을 여행한다고 해서 일본의 침략 행위를 옹호한다는 식으로 생각하진 않습니다. 일본 정부는 물론 나쁜 사람들도 있지만 한 나라를 싸잡아서, 그곳의 사람들을 모두 악마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간 수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에 여행을 간 것은 단지 가깝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일본은 분명한 세계적인 관광 대국이고, 적어도 여행자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는 매력적인 나라이며, 이제 세계적인 관광국의 대열에 들어서고 있는 한국으로서 배울 점이 많은 나라입니다. 서로의 생각과 감정은 다를 수 있겠지만 어느 쪽을 선택하든 반대편을 비난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진 작업으로 가산을 탈탈 탕진했기 때문에 일본 여행길이 열린다고 제가 언제 가볼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언젠가 다시 또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그간 담아온 사진들이 있지만 조금 더 담아보고 싶습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오키나와, 훗카이도는 특히나 꼭 한번 저의 사진으로 남겨보고 싶습니다. 여행자에게 여행의 가능성이 열린다는 것은 언제나 기쁜 일입니다. 언젠가 일본으로 떠날 날을 기약하면서, 과거에 담았던 일본에서의 순간들을 함께 나누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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